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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사랑이 머무는 풍경

어린이들의 사랑이 머무는 풍경

치유와 위로를 전하는 작은 그림이야기

어린이들의 사랑이
머무는 풍경

어린이들의 사랑이 머무는 풍경

이 공간은 고(故) 유필선(1945~2024)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님의
기부금으로 조성되었습니다. 숭고한 뜻에 감사드립니다.

김포우리병원 주최 '김포시 초등학생 이웃 사랑 그림 그리기 대회'
수상 작품을 담았습니다.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본 어린이들의 세상에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2026.3.28.
의료법인 우리의료재단 김포우리병원장

어린이들의 그림이 만들어낸 치유와 위로의 길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의자에 앉아 봄을 만끽하세요~

우리는 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어떤 길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와 위로의 길이 되기도 한다. 김포우리병원 산책로에 새롭게 조성된 ‘무지개 의자 길’이 바로 그런 길이다.
이 무지개 의자 길에는 아름다운 사연이 담겨 있어 더욱 뜻깊다. 평생 초등교육에 헌신한 고(故) 유필선 전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의 기부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유 교육장은 생전에 김포우리병원에 기부 의사를 밝혔고 2024년 별세 이후 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이어 병원에 기부를 실천했다. 김포우리병원은 고인의 뜻을 가장 의미 있게 살릴 방법을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13년 동안 이어져 온 ‘김포시 초등학생 이웃 사랑 그림그리기 대회’에 주목했다. 병원은 대회 수상작을 활용해 병원을 찾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산책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무지개 의자 길에는 지난 13년간 김포 관내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그리기 대회 우수 수상작 39점이 무지개 의자 형태로 전시됐다. 김포우리병원의 배려로 13년 동안 모여온 작품들은 이제 또 하나의 ‘무지개’가 돼 길 위에 놓이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 그림을 그렸던 수상자들은 어느덧 어른이 됐지만 그들의 꿈과 따뜻한 마음은 여전히 이 길 위에 남아 사람들에게 희망의 색을 전하게 된 것이다. 활짝 핀 개나리와 어우러진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무지개빛 의자들은 산책로를 따라 따뜻한 풍경을 만든다. 어린이들의 순수한 시선이 담긴 그림은 병원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산책로를 찾는 시민들에게 작은 위로와 미소를 건넨다.
무지개 의자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최근 조성된 ‘시가 있는 풍경’ 공간과도 이어진다. 시와 그림 그리고 조각 작품이 어우러진 이곳은 문화와 휴식이 함께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봄이 오면 이 길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벚꽃 터널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산수유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기 때문이다. 이제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무지개 의자가 더해져 한층 따뜻한 풍경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 길이 병원을 찾는 많은 이들과 김포 시민들에게 치유와 위로를 전하는 또 하나의 명소가 되길 기대해 본다.

출처: 김포신문[문화엿보기], 2026년 4월 1일자 최형미 기자 기사

여의도 벚꽃 졌다고 아쉬워 마세요, 김포서 '두 번째 봄' 시작됩니다

|금파로 벚꽃길, 시와 무지개 의자로 채운 숨은 명소... 4월 10~12일 차 없는 거리 운영|

김포 벗꽃길

아직 활짝 피지 못한 분홍 봉오리 몇 송이가 벚나무의 거친 껍질 틈에서 머뭇거린다. 나뭇가지 끝이 아니라 줄기의 상처 난 자리, 사람들이 쉽게 올려다보지 않는 곳에서 벚꽃은 조용히 봄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는 이미 벚꽃 축제가 한창이지만(4월 4~5일), 김포의 벚꽃은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한 모습이다.

서울에서 봄이 한 번 상영되고 나면, 다음 회차는 김포다. 서울 벚꽃이 예고편이라면 수도권 '막차 상영'은 김포 금파로 벚꽃길에서 이어진다. 김포 벚꽃축제는 여의도보다 한 주 뒤인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서울에서 벚꽃이 졌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김포에서는 막 피어나려는 봉오리들이 다음 상영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봄을 두 번 누릴 수 있는 호사를 누리는 셈이다.

하지만 이 길에는 많은 이들이 모른 채 지나치는 '숨은 벚꽃길'이 있다. 사람들은 금파로만 따라 걸으며 작년과 비슷한 풍경만 보고 돌아간다. 벚꽃길 중심에는 김포우리병원이 서 있다. 병원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벚꽃 터널 아래로 '시(詩)가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꽃그늘을 따라 한 구절씩 읽다 보면 이 길은 마치 작은 야외 문학관 같다.

김포 벗꽃길
김포 벗꽃길

조금 더 걸으면 풍경의 색채가 확 바뀐다. 무지개색 의자들이 줄지어 방문객을 맞는다. 각 의자에는 김포 초등학생들이 그린 '이웃 사랑 그림 그리기 대회' 수상작이 담겨 있다. 김포우리병원이 13년간 이어온 이 대회에서 선정된 39점의 작품이 길 위 전시공간을 이룬 것이다.

이 무지개 의자 길은 한 교육자의 기부에서 시작됐다. 평생 초등교육에 헌신한 고 유필선 전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생전에 병원에 기부 의사를 밝혔고, 별세 이후 유가족이 그 뜻을 이어 완성했다. 병원은 그 의미를 살리기 위해 아이들의 그림을 벚꽃길 위에 펼쳐 놓았다.

벚꽃 아래 머무는 마음

벚꽃은 흔히 금세 지는 꽃으로 알려져 있지만, 꽃말은 '아름다운 정신'과 '삶의 아름다움'이다. 김포우리병원이 벚꽃길을 시와 어린이 그림으로 채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병원을 찾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치료뿐 아니라 위로와 안정이라는 점을 반영한 공간이다.

직접 걸어보면 그 의도는 더 선명해진다. 휠체어를 탄 환자와 보호자, 인근 주민들이 같은 길을 걸으면서도 서로 다른 문장을 읽고, 다른 색을 바라본다. 어떤 이는 햇살에 몸을 맡기고, 또 어떤 이는 눈부신 빛을 선글라스로 가린다. 어떤 아이는 무지개 의자 위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또 다른 아이는 쪼그려 앉아 그림을 한참 들여다본다. 같은 벚꽃 아래지만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봄을 맞이하는 풍경이다.

참 이상하다. 벚꽃은 어디서나 하얗게 피고, 사진 속 풍경도 비슷한데 왜 이곳에서는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까. 아마 지나온 날들 속 상처가 문득 떠오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나는 지금 병원에 있는 이들처럼 아프지 않다.

건강한 두 다리로 이 벚꽃 터널을 걷고 있으니까. 그래서일까, 걷고 또 걷고, 보고 또 보게 된다. 벚꽃의 아름다움은 꽃잎 자체가 아니라 그 아래 어떤 마음과 정신이 놓여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의도 벚꽃길이 '봄을 만나는 길'이라면, 김포 벚꽃길은 '봄과 함께 잠시 멈춰 서서 나와 이웃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길'이다. 시를 읽고 아이들의 그림을 보며 '나는 요즘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지' 라고 묻게 만드는 길이다.

올해 김포시는 축제 기간 금파로 벚꽃길 일대를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한다. 금파로 LPG 주유소에서 진명유치원까지 구간은 4월 10일 오전 10시부터 12일 오후 10시까지 차량이 전면 통제된다. 차 대신 사람과 자전거, 유모차와 휠체어가 도로의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다.

서울의 벚꽃이 다 졌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한 주 늦게 피는 김포 벚꽃길에서, 무지개 의자 하나 골라 잠시 앉아보길. 시 한 구절과 아이들의 그림 사이에서, 당신 안에 아직 피지 못한 봉오리 하나가 조용히 고개를 들지도 모른다.

출처: 오마이뉴스, 2026년 4월 5일자 김지영 기자 기사